오랜만의 포스팅-창작의 고통

오랜만의 포스팅 내용이 고통에 대한 거라 참 안타깝지만...

책 제목 짓는 일은 어찌나 어려운지.
게다가 잘 모르는 분야인 경우에는 머리털이 빠진다. 원형탈모가 걱정된다.
매번 책 제목을 생각할 때마다 겪는 고통인데, 쉬이 나아질 기미가 없다. 책 제목을 멋들어지게 만든 편집자들은 대체 어디에서 온 사람들이란 말인가. 나는 지구인이지만, 그들은 어쩌면...저 멀리 다른 은하계에서 온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나저나 내가 제목을 '끼깔나게' 지어도 사장님한테 까이면 끝이지...아...그렇구나...그래서 더 힘든 거였구나...젠장.
글 쓰는 건 또 얼마나 괴로운지.
혼자 끼적대는 소설부터 만드는 책의 보도자료까지, 써 놓고 나면 마음에 안 든다. 그래도 예전엔 곧잘 A4 1장 정도는 금방 채웠던 거 같은데 요샌 그런 거 없다. 선택한 단어도, 표현 방식도 다 마음에 안 든다. 확 다 지워버리고 엎어버리고 싶지만, 이만큼이나 다시 쓸 수 있을까...하는 걱정에 ctrl+z를 누른다. 흑.
지금도 창작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앞선 책과 같은 저자의 책을, 다른 콘셉트로 만들어보려 하니 눈물이 다 난다. 허으어으어....신이시여 저에게 힘을 주소서.



by 메르하바 | 2012/01/18 15:40 | 근무일지 | 트랙백 | 덧글(0)

사랑을 어떻게 할 것인가-[스님의 주례사] [서재 결혼시키기] 그리고 [작가들의 연애편지]

작가들의 연애편지
김다은 엮음 / 생각의나무
나의 점수 :




서재 결혼 시키기

앤 패디먼 지음, 정영목 옮김 / 지호






스님의 주례사

법륜스님 지음, 김점선 그림 / 휴(休)







세 책과 사랑의 공통점이 있더냐. 있긴 있다. 적어도 [스님의 주례사]와 [작가들의 연애편지]는 사랑을 어떻게 할 것인가, 사랑을 어떻게 했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서재 결혼시키기]는? 여기에도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책에 대한 게 아니라, 어떤 식의 사랑을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내가 책을 읽은 순서는 [스님] [서재] [작가] 순이다. 읽으면서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스님]을 읽으면서는 내가 너무 상대에 대한 집착에 젖어 나를 혹사시키고 괴롭게 했구나, 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내가 번뇌와 슬픔, 괴로움에 그리도 쉬이 휩싸이는 이유는 바로 내가 상대에 대해서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그 기대에 어긋나면 그것 때문에 괴로워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이유로 더이상 그에게 나의 기준을 강요하지 않으리라, 있는 그대로의 그를 사랑하리라, 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내가 도를 닦는 스님이 아닌데, 그게 쉽겠나. 마음도 편해지지 않고 정말 내가 잘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그런 번뇌가 새로 생겼다.
[서재]에서는 어찌 보면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나왔다. 물론 그들에게도 갈등은 있을 거다. 그 단적인 예로 두 사람의 서재를 합치는 일, 같은 그런 갈등. 하지만 그들은 순조롭게 풀어냈다. 즐거운 결혼생활을 했고, 서로의 취향과 생각을 존중하고 또 그 서로의 모습을 사랑하기에 행복했다. 어찌 보면 요새 말하는 '쿨'함을 작가 부부는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세상을 보는 그 모습이, 아름답고 사랑스러우리라. 하지만 나는 그렇게 쿨한 인간이 아니다. 스님처럼 도를 닦듯 사람을 사랑할 수 없고, 상대에 대해서 쿨하게 사랑할 수 없으면, 내 사랑은 잘못된 건가. 실패한 건가.
[작가]를 읽으며, 아침에 지하철에서 눈물이 나려는 것을 참았다. 난 아침에 멍한 정신에 괜히 책에 자극되어서 그런 줄 알았지만, 집에 오는 길에 읽으면서도 그랬다. 작가들은 그 번뇌를 모두 이고지고 그 안에서 고통스러워 하기도 하고, 나중에서야 그 괴로움이 어리석은 일이었음을 깨닫기도 하고, 지금 스스로의 그 사랑으로 인한 괴로움을 귀엽게 보기도 하고, 여튼 그 모든 것을 안고 상대에게 고백하고 있다. 사랑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너무 사랑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래도 그 모든 것을 포용하고, 그게 나라고 인정한다. 그래서 행복하다. 아니 슬플 수도 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세 번째 책에 와서야, 나는 내가 '잘못된 사랑'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난 정말, 내가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 그런 불안함에 휩싸였다. 스님 말씀대로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 저 부부처럼 쿨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지만 사바세계에 사는 사람이 어떻게 그런 '이상적인' 모습만을 갖출 수 있겠나. 스님은 그래도 스님이니까. 하지만 저 부부는 책에 나타나는 것 말고도 다른 모습이 있을 것이다. 그것을 그리지 않았을 뿐이지. 그 이면을 보여준 것이 [작가]였다. 아. 나는 눈물이 솟구쳤지만 안도했다. 그래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 목을 옥죄던 무엇이 사라진 것 같았다.
사랑을 어떻게 할 것인가. 사랑은, 너무 집착하는 것도, 너무 쿨한 것도 물론 다 부질 없지만, 적어도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사랑의 방식으로 하는게 '나쁜' 혹은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때로는 그가 하는 행동에 화를 내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서하고, 안아주고 싶고, 때로는 사랑받고 싶어 하고. 그 나의 사랑. 그런 식으로 하면 될 것이란 생각을, 드디어 하게 되었따. 자신감? 자신감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넌 잘못된 거야'라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된 것만으로도 평화로워졌다. 오늘 밤에 자기 전에, 아, 정말 거의 7~8개월 동안 하지 않았지만 한 번, 사랑한다 말해보고 싶다. 그래. 그냥 지금 행복하게 느끼고 사랑하면 되겠지. 세 권의 책을 읽으며넛 내 사랑의 방향을 찾을 수 있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세 책은 가치가 있고, 감사할 만한 대상이 되었다.

by 메르하바 | 2010/10/13 22:03 | 리뷰 | 트랙백 | 덧글(2)

글을 쓰지 않으면 안 되는 날이 있다

글을 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강박관념이 드는 날이 있다. 오늘은 아침부터 그랬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오늘 반드시 글을 써야 했다. 얼마 후에 응모할 그 글도 오늘 써야 했다. 마음 같아선 밤 새도록 글을 쓰고 아침에 출근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면 일을 하겠냐, 이거다. 그래서 이어진 건, 술을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렇다. 술을 먹어야 잠을 자겠구나. 그런데 술을 먹어도 정신이 생생하기만 하다. 이건 어쩌면 술 때문만은 아니고, 그 강박관념에 더해 미친듯 재미있는 야구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머릿속에 여러 가지 생각이 떠돈다. 그 글을 써야 한다. 그 글에 대한 이야기가 떠돈다. 그런데, 과연 잘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 내일 일은 하겠냐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걸 다 쓰고 나서, 희부옇게 밝아오는 바깥을 보고, 넌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그런 생각이 든다. 그래서 잊어버리려 했는데, 오며가며 읽은 책이 나를 더욱 자극했다. 그 책은 내 눈물샘을 자극해 심지어 지하철에서 울 뻔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글을 써야만 한다는, 그 강박관념을 심화시켰다. 아. 정말 어리석다. 그러나 쓰고 자야겠지. 쓸 수 있을 만큼 쓰고 자야 할 것이다. 찌르르 아려오는 두 팔을 쓱쓱 쓰다듬고, 난 또 글을 써야 할 것 같다.

by 메르하바 | 2010/10/13 21:50 | 일기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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